
2026 프랑스 오픈 R64
멘식, 4시간 41분 혈투 끝 코트 위에 쓰러지다
극한의 5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부
안녕하세요, JS Tennis 입니다.
오늘 소개할 경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승부였습니다.
2026 롤랑 가로스(French Open) 2라운드(R64)에서 체코의 야쿠프 멘식(Jakub Menšík, 세계 27위)이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노 나보네(Mariano Navone, 세계 38위)를 상대로 6-3, 2-6, 6-4, 1-6, 7-6(13-11)이라는 극적인 스코어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경기 시간 4시간 41분. 5세트 타이브레이크는 단독으로만 약 25분이 소요됐습니다.
경기 막판 멘식의 다리는 심각한 경련으로 이미 말을 듣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마지막 매치 포인트에서 포핸드 위너 한 방을 날린 멘식은, 그 직후 클레이 코트 위에 그대로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폭염과 극도의 탈수, 그리고 20세 청년의 강심장이 한데 뒤섞인 2026 롤랑 가로스의 명장면이었습니다.
▶ 주요 내용 요약
- 대회: 2026 French Open (Roland-Garros) — 프랑스 파리 / 클레이 코트
- 라운드: 2라운드 (R64) / 코트 6 (Court 6)
- 경기 일시: 2026년 5월 27일 (수) 현지 시각 오전 11:20
- 경기 시간: 4시간 41분
- 최종 스코어: 멘식 승 — 6-3, 2-6, 6-4, 1-6, 7-6(13-11)
- 5세트 타이브레이크: 약 25분 소요, 13-11 멘식 극적 마무리
- 핵심 장면: 5세트 내내 경련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낸 멘식, 경기 종료 직후 코트 위에 쓰러짐
- 멘식: 3라운드에서 알렉스 드 미노(호주)와 맞대결 예정
- 나보네: 대회 직전 부쿠레슈티 오픈 우승, 제네바 오픈 준우승 호조 속 탈락
▶ 선수 소개 — 야쿠프 멘식 (Jakub Menšík)
기본 프로필
- 국적: 체코
- 생년월일: 2005년 9월 1일 (만 20세)
- 출신지: 체코 프로스테요프(Prostějov)
- 신장: 196cm / 체중 86kg
- 플레이 스타일: 오른손잡이, 양손 백핸드 / 강력한 서브와 공격적인 백핸드
- 2026년 5월 기준 세계 랭킹: ATP 27위
- 커리어 최고 랭킹: ATP 12위 (2026년 3월)
- 프로 전향: 2022년 2월
- 코치: 토마시 요세푸스(Tomáš Josefus), 브라힘 누레딘(Brahim Noureddine)
- 커리어 타이틀: 2개 (2025 마이애미 오픈, 2026 오클랜드 ASB 클래식)
테니스를 시작한 계기와 성장 배경
야쿠프 멘식의 테니스 이야기는 체코 프로스테요프의 한 주택가에서 시작됩니다.
아버지 미할, 어머니 카테리나, 형 루카스로 이루어진 스포츠 애호 가정에서 자란 멘식은 만 다섯 살에 집 앞 코트에 놀러가며 테니스를 처음 접했습니다.
ATP 공식 바이오에서 그는 "연습보다 시합이 더 재미있었고, 그 재미가 테니스와 사랑에 빠지게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첫 코치 이보 뮐러(Ivo Müller)와 기초를 쌓은 멘식은 여덟 살 때부터 현재의 주코치 토마시 요세푸스(Tomáš Josefus)와 함께 본격적인 길을 걸었습니다.
요세푸스는 체코 데이비스컵 대표를 지낸 전 선수로, 멘식이 열네 살이 되던 해부터 주코치로 전임 지도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어느덧 12년을 넘어, 멘식의 심리와 기술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신뢰 관계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2년 프로 전향 후 성장 속도는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2023년에는 체코 역사상 최연소 챌린저 타이틀 보유자가 됐고, 2025년 마이애미 오픈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결승에서 7-6, 7-6으로 꺾으며 첫 ATP 마스터스 1000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조코비치를 상대로 마스터스 결승에서 우승한 최초의 10대 선수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습니다.
2026년 초 오클랜드 ASB 클래식에서 두 번째 ATP 타이틀을 추가했고, 3월에는 커리어 최고 랭킹 ATP 12위에 올랐습니다.
강력한 서브와 다운더라인 백핸드가 핵심 무기입니다. 196cm의 장신에서 터져 나오는 서브는 각도와 속도 면에서 이미 정상급이며, 압박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포핸드 위너도 이번 경기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했습니다.
테니스 아이돌이 노박 조코비치라고 밝힌 멘식은 "조코비치가 경기하는 방식, 압박을 이겨내는 방식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 선수 소개 — 마리아노 나보네 (Mariano Navone)
기본 프로필
- 국적: 아르헨티나
- 생년월일: 2001년 2월 27일 (만 25세)
- 출신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누에베 데 훌리오(Nueve de Julio)
- 신장: 178cm / 체중 72kg
- 플레이 스타일: 오른손잡이, 양손 백핸드 / 클레이 특화 베이스라인 플레이어
- 2026년 5월 기준 세계 랭킹: ATP 38위
- 커리어 최고 랭킹: ATP 29위 (2024년 6월)
- 코치: 알베르토 만시니(Alberto Mancini), 단테 헤나로(Dante Gennaro)
- 닉네임: 라 나보네타(La Navoneta)
클레이의 아들, 누에베 데 훌리오에서 파리까지
마리아노 나보네는 아르헨티나 팜파스 초원 한가운데 자리한 소도시 누에베 데 훌리오 출신입니다.
부모와 누나가 모두 테니스를 즐기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만 세 살부터 라켓을 잡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는 클레이 코트에서 태어났다. 2021년, 2022년 이전까지는 하드 코트에서 경기를 거의 해본 적이 없다"고 직접 밝힐 만큼, 클레이가 그의 전부였습니다.
ATP 투어 공식 페이지에 따르면 그의 우상은 노박 조코비치와 다비드 날반디안이며, 자신의 게임 스타일이 디에고 슈바르츠만, 알렉스 드 미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라 나보네타'라는 닉네임은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리오넬 스칼로니의 닉네임 '라 스칼로네타'를 패러디한 것으로, 팬들이 붙여준 이름입니다.
2023년은 나보네의 해였습니다.
챌린저 투어에서 단독 최다인 5개 타이틀을 쓸어 담으며 40승 18패 시즌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커리어 최고 ATP 29위까지 올랐습니다.
2026 롤랑 가로스 직전에도 부쿠레슈티 오픈(치리악 오픈)에서 우승하고, 제네바 오픈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를 꺾고 결승까지 오르며 최상의 폼으로 파리에 입성했습니다.
코치진은 전 세계 10위이자 1990 프랑스 오픈 4강 경험자인 알베르토 만시니(Alberto Mancini)가 이끌고, 단테 헤나로가 보조합니다.
아르헨티나 클레이코트 철학의 정수를 전수받은 나보네는 이번 대회에서도 클레이 코트 클린치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나, 멘식의 심장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 경기 상세 분석
1세트 — 멘식의 선제 장악 (6-3)
코트 6에서 현지 시각 오전 11시 20분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파리의 기온은 이미 30도를 넘어서고 있었고, 그늘이 거의 없는 외부 코트는 두 선수 모두에게 도전이었습니다.
멘식은 1세트부터 자신의 리듬을 먼저 잡았습니다. 강력한 첫 서브로 나보네의 리턴을 제압하고, 다운더라인 백핸드로 상대를 코트 밖으로 끌어낸 뒤 포핸드로 마무리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성공했습니다. 나보네도 특유의 딥 크로스코트 포핸드로 저항했지만, 멘식의 1차 서브 성공률이 높은 상태에서 빈틈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1세트는 6-3, 멘식이 무난하게 선취했습니다.
2세트 — 나보네의 반격, 클레이 경험의 차이 (2-6)
2세트에서 나보네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폭염 속에서도 지치지 않는 뛰어난 운동 능력과 클레이 코트 154승이 담긴 경험이 발휘됐습니다. 드롭샷, 깊은 탑스핀, 코너를 찌르는 패싱샷이 멘식의 리듬을 완전히 끊어버렸습니다. 멘식은 2세트에서 단 2게임밖에 챙기지 못하며 2-6으로 세트를 내줬습니다.
3세트 — 멘식의 재집중, 두 번째 세트 따내다 (6-4)
3세트는 팽팽한 균형 속에서 시작됐습니다. 멘식은 2세트에서 무너진 서브 득점률을 끌어올리며 다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나보네도 1세트를 기억하는 듯 좀 더 끈질기게 저항했지만, 멘식은 결정적인 순간 서브 에이스로 포인트를 닫아버렸습니다. 3세트를 6-4로 가져온 멘식은 두 세트 한 세트, 앞서 나갔습니다.
4세트 — 나보네의 완벽한 역습, 그리고 멘식의 탈수 시작 (1-6)
4세트 초반, 멘식에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멘식은 "4세트 초반부터 체내로 전해질을 보충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물을 제대로 마시지 못했다. 그 순간부터 탈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몸의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하자 멘식의 발이 무거워졌고, 서브 속도도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반면 나보네는 이 세트에서 체력을 충분히 유지하며 끊임없이 베이스라인 중앙을 지배했습니다. 결국 4세트는 1-6, 나보네가 완벽하게 가져갔습니다. 두 선수 2세트씩을 나눠 가진 채 경기는 최종 5세트로 넘어갔습니다.
5세트 — 경련과 투지, 그리고 25분의 타이브레이크 (7-6, 13-11)
5세트는 이 경기의 모든 것을 담은 세트였습니다. 멘식은 오른쪽 다리에 경련이 시작된 상태에서도 이를 악물고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경련으로 인해 체인지오버 위반 경고까지 두 차례 받으며 1차 서브권을 잃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멘식은 이에 대해 "규칙은 존중한다. 하지만 이런 폭염 속에서 선수들에게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주심의 행동에 대해서는 경기 후에 있었던 일을 포함해, 자세한 내용은 나 혼자 간직하겠다"고 경기 후 밝혔습니다.
5세트도 7-7까지 팽팽하게 이어지며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습니다. 약 25분 동안 이어진 타이브레이크는 그야말로 두 선수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는 승부였습니다. 멘식은 다리를 절뚝이며 포인트 사이사이에 몸을 거의 끌다시피 이동했고, 나보네는 여전히 자유롭게 움직이며 포인트를 따냈습니다.
10-10, 11-11까지 치고받는 초접전. 그리고 13-11. 멘식이 포핸드 위너를 결정적인 순간 코트 안으로 밀어 넣으며 경기를 끝냈습니다. 그 직후 멘식은 일어서지 못한 채 클레이 위에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주심과 의료진이 코트로 들어와 목과 가슴에 얼음 타월을, 이마에 아이스팩을 댔습니다. 나보네도 달려와 멘식을 걱정하며 주위에 머물렀습니다. 몇 분이 지나서야 멘식은 의료진의 도움으로 겨우 일어섰습니다.
▶ 경기 후 인터뷰
기자 회견에서 멘식은 이번 경기의 지옥 같았던 순간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모두가 경기 마지막 장면, 특히 5세트를 봤을 거라 생각한다. 처음 세 세트는 꽤 잘했고, 컨디션 면에서도 준비가 돼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4세트 초반부터 전해질 보충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물을 제대로 마시지 못했다. 그 순간부터 이후의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거의 4시간 반 동안 뙤약볕에 완전히 노출된 채 경기를 하는 것, 솔직히 말도 안 되게 힘든 일이다."
규칙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습니다.
"ATP 투어에서는 조금 더 유연성이 있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는데, 규칙 자체는 존중한다. 하지만 이런 폭염 속에서 그 정도로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체인지오버 시간이 부족해 1차 서브권을 잃은 순간들이 있었는데, 관중들도 10초를 더 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회복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전했습니다.
"경기 후 아이스 배스를 했고, 이후 체육관에서 회복 운동도 했다. 컨디션은 꽤 괜찮다. 지금은 체력과 수분을 보충하면 된다. 괜찮을 것이다."
▶ 이 경기의 의미
이번 경기는 2026 롤랑 가로스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멘식의 승리는 단순한 경기 결과가 아닙니다.
경련으로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타이브레이크 13-11이라는 극한의 승부를 완성한 것은, 멘식이 기술과 멘탈 모두를 갖춘 진짜 그랜드슬램 선수임을 증명했습니다.
나보네 역시 이번 경기에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부쿠레슈티 우승과 제네바 준우승으로 최고의 폼을 갖고 파리에 왔고, 4세트와 5세트에서는 실질적으로 더 나은 경기를 했습니다. 상대의 체력 붕괴를 목도하면서도 끝내 13-11 타이브레이크를 내준 것은 통한의 결과였습니다.
또한 이번 경기는 롤랑 가로스 외부 코트의 폭염과 그늘 부재에 대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멘식의 발언을 계기로 대회 측의 규정 운용 방식과 선수 안전 문제가 재조명됐습니다.
▶ 결론 및 맺음말
2026 롤랑 가로스 2라운드, 멘식 대 나보네.
두 선수는 4시간 41분 동안 파리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를 벌였습니다.
나보네는 클레이 코트 전문가다운 투쟁력을 보여줬고, 멘식은 몸이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습니다.
경련으로 쓰러지면서도 끝까지 포핸드 위너를 날려 넣는 20세 청년의 모습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테니스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장면입니다.
승리는 멘식에게 돌아갔지만, 이날 코트 위의 두 선수 모두가 스포츠가 줄 수 있는 가장 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앞으로도 JS Tennis 블로그는 2026 롤랑 가로스의 모든 주요 경기를 깊이 있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관련 링크
공식 사이트
롤랑 가로스 공식 홈페이지: https://www.rolandgarros.com/en-us/
프랑스 관광청 롤랑 가로스 안내: https://www.france.fr/ko/event/tournoi-roland-garros/
ATP 공식 멘식 경기 리뷰: https://www.atptour.com/en/news/mensik-navone-roland-garros-2026-r2
경기 영상 및 인터뷰
[경기영상] 멘식 VS 나보네 2라운드 하이라이트 (롤랑 가로스 공식): https://www.youtube.com/@rolandgarros
[인터뷰] 멘식 R2 기자 회견 (롤랑 가로스 공식): https://www.rolandgarros.com/en-us/video/2026-edition-press-conference-mensik-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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